자코모 푸치니(Giacomo Puccini)의 마지막 걸작 오페라 <투란도트>는 웅장한 합창, 극적인 전개, 그리고 미완성의 운명으로도 유명합니다. 1926년 푸치니 사후, 프랑코 알파노(Franco Alfano)가 완성하여 초연되었습니다. 이 작품은 중국 베이징을 배경으로, 얼음 같은 마음을 지닌 공주 ‘투란도트’와 이국에서 온 왕자 ‘칼라프’의 사랑과 승부를 그립니다.
1막: 베이징의 피의 법
베이징 왕궁 앞 광장. 차이나드럼과 합창이 울려 퍼지며 군중이 모여듭니다. 투란도트 공주는 자신과 결혼하려는 모든 이에게 세 가지 수수께끼를 내고, 이를 풀지 못하면 목숨을 거둬야 한다는 법을 세웠습니다. 페르시아 왕자가 실패하여 처형을 기다리는 장면에서 군중의 긴장감이 최고조에 이릅니다.
이때, 타타르의 폐위된 왕 ‘팀루르’와 그의 아들 ‘칼라프’가 등장합니다. 칼라프는 투란도트를 보자 첫눈에 매혹되어, 아버지와 시녀 ‘류’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도전하기로 결심합니다. 군중은 그의 용기에 놀라면서도 죽음을 예감하며 “Non piangere, Liù(울지 말아요, 류)”가 흘러나옵니다.
2막: 세 가지 수수께끼
왕궁의 신하 ‘핑’, ‘팡’, ‘퐁’이 나타나, 끝없는 처형으로 피폐해진 나라의 상황을 한탄합니다. 이어 화려한 왕궁의 시험 장면이 펼쳐집니다. 투란도트가 등장하여 자신의 조상 ‘루-링’ 공주의 비극적인 죽음을 이야기하며 남성들에 대한 증오를 드러냅니다.
칼라프가 수수께끼에 도전합니다.
- 첫 번째 수수께끼: “밤에 태어나 아침에 죽고, 새벽에 웃는 것은?” → 희망
- 두 번째 수수께끼: “불처럼 뜨겁고 차갑게 식는 것은?” → 피
- 세 번째 수수께끼: “얼음이지만 불타는 것은?” → 투란도트
칼라프는 모두 정답을 맞히고, 군중은 환호합니다. 그러나 투란도트는 결혼을 거부하며 아버지 황제에게 애원합니다. 칼라프는 한 걸음 물러서서 새로운 제안을 합니다. “새벽까지 내 이름을 알아내면 나는 목숨을 내놓겠다”라는 것입니다.
3막: 이름을 찾는 밤
베이징 전역에 ‘이름을 알아내라’는 명령이 떨어지고, 아무도 잠들지 못하는 긴장감 속에서 유명한 아리아 “Nessun dorma(그 누구도 잠들지 마라)”가 울려 퍼집니다. 투란도트는 류를 잡아 고문하며 이름을 알아내려 하지만, 류는 “사랑”이라는 힘으로 입을 굳게 닫습니다. 그녀는 스스로 목숨을 끊어 칼라프를 지킵니다.
류의 희생에 충격을 받은 투란도트 앞에, 칼라프는 그녀에게 다가가 자신의 이름을 스스로 밝힙니다. “내 이름은 칼라프” — 이제 그녀가 선택할 차례입니다.
마무리: 얼음이 녹는 순간
알파노가 완성한 결말에서는 투란도트가 군중 앞에서 “그의 이름은 사랑입니다”라고 선언하며, 얼음 같은 마음이 녹아 두 사람은 서로를 받아들이게 됩니다. 장대한 합창과 함께 오페라는 승리와 화해의 분위기 속에 막을 내립니다.
- 장대한 합창과 동양적 선율이 혼합된 푸치니의 음악
- 칼라프의 ‘Nessun dorma’는 테너의 기량을 보여주는 명장면
- 류의 희생 장면은 감정의 절정을 이루는 대목